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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3. 차 마시기 (飮茶)
차를 제맛이 나게 하는 중요한 요소는
수질(水質), 물의 온도, 차잎, 우리는 시간, 찻그릇 등 입니다.
하나, 그릇 데우고 헹구기 - 예온(預溫)
다관과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부어 따뜻하게 데웁니다.
처음부터 바로 차를 넣고 물을 부으면 차가 금방 식거든요.
겨울이라면 더 빨리 식겠지요.
(겨울에 다관을 덥히고 헹구는 일을 않으면
다관의 찬 기운으로 물의 온도가 낮아져
차가 잘 우러나지 않고 찻물이 식어 차맛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다관과 찻잔 온도가 따뜻해지면 그대로 헹구어 버리개에 버립니다.
둘, 숙수 온도 맞추기
사람수에 따라 적당량의 물을 차귀뎅이에 부어 조금 식힙니다.
숙수가 너무 뜨거우면 차맛이 쓰고 감칠맛이 적어질 뿐만 아니라
비타민 C가 파괴되고 말지요.
너무 낮은 경우에는 차의 성분들이 제대로 녹아 나오지 않아
향기와 맛이 싱겁습니다.
물의 온도에 따라 녹아나오는 성분과 양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물 온도의 높낮음은 차의 품질에 따라서도 달리 씁니다
셋. 차 넣고 숙수 붓기 - 투차(投茶, 혹은 투다)
다관에 차를 넣는 방법에도 3가지가 있습니다.
차를 먼저 넣고 물을 붓는 하투법(下投法),
물을 조금 붓고 차를 넣은 후 다시 물을 붓는 중투법(中投法),
물을 먼저 부은 후 차를 넣는 상투법(上投法)이 그것이지요.
여름엔 더운 기온 때문에 물이 먼저 식도록 상투법을 쓰는데요,
이 방법들에는 그다지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릇을 먼저 예온하기 때문에 하투법을 사용하지요.
먼저 한사람 당 3g 내외 정도(찻술 하나)로 어림짐작하여
다관에 차를 넣은 다음, 잔 수에 맞춰 적당량의 물을 다관에 붓습니다.
넷, 차 우리기
차가 우러나는 농도는 온도와 시간에 따라 다릅니다.
교과서적으로 정확히 몇 분을 우리라는 말은 있을 수 없습니다.
조금 우리면 차맛이 나지 않고,
높은 온도와 많은 시간을 우릴수록 맛이 쓰고 떫어지며 향기도 빼앗깁니다.
(이걸 동양철학 용어로는 '남방 화기가 승했다'고 그럽니다.
음양오행에서 남쪽은 불, 쓴 맛, 여름, 심장, 분노를 뜻하지요.)
보통 1 - 3분을 전후한 시간이면 되는데, 혹 모르겠으면 눈으로 확인하세요.
뚜껑을 열고보아 차잎이 펴질 정도라야 하지요.
자주 우려내 보아 절로 몸에 익게 하는 것이 차를 잘 우려내는 지름길입니다.
다섯, 따르기
여러 사람이 마실 경우, 차를 따를 때는 한번에 찻잔 가득 따르지 않습니다.
따르는 동안에도 계속 차의 성분이 우러나기 때문이지요.
보통 세번에 나눠 따르는데, 두번째는 반대순으로 따릅니다.
세번째는 또 처음과 같은 순서로 따릅니다.
그래야 차의 농도가 모든 잔에 고르게 맞춰집니다.
이것이 힘들면 차 귀뎅이에 모두 따릅니다.
그런 후 찻잔에 나누면 농도가 다 비슷해지겠지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위와 같이 따릅니다.
다관에 찻물이 남아 있다면 차를 마시는 동안,
다관 안에서 차잎이 계속 펴지면서 탄닌 성분이 우러나므로 차맛이 안좋아지지요.
찻물의 양은 찻잔의 60 - 80% 정도가 적당합니다.
여섯, 차 마시기 - 음다(飮茶)
손님에게 "드시지요." 라 권하고 차를 마십니다.
불교 예법에는 '주종체기용(主從體起用) 객섭용귀체(客攝用歸體)'라 하여
주인과 손님의 찻잔 잡는 손이 반대인 게 상례였지만
(주인은 왼손에 찻잔을 들고 오른손으로 잔 바닥을 받치며
손님은 오른손으로 찻잔을 잡고 왼손으로 받쳤습니다.
체는 왼쪽을, 용은 오른쪽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합니다.
먼저 왼손으로 찻잔 왼쪽을 잡아 올립니다.
다음 오른손으로도 마주 잡습니다.
그리고는 왼손으로 찻잔 바닥을 살며시 받쳐줍니다.
술 마시듯 한번에 주욱 들이키면 실례가 된답니다.
차는 감상하면서 마시는 거예요.
빛깔(色), 향기(香), 맛(味)을 말이지요.
이 셋을 차의 삼묘(三妙 : 세가지 신묘함)라 부릅니다.
들어올리면서 먼저 빛깔을 봅니다.
빛깔은 연한 황금빛에 비취빛 기운이 도는 게 좋습니다.
(차의 빛깔을 즐기기 위해선 미색이나 젓색의 찻잔이 제격이지요).
마시기 전, 잠시 코 아래에서 사알짝 잔을 굴려 향기를 맡아보고
다음 입 안에서 맛을 음미합니다.
이렇게 여러 번에 나누어 마십니다.
일곱, 재탕 우리기
첫잔을 마셨으면 다시 위와 같은 순서로 다시 한번 차를 우려내어 마십니다.
대개 3번 까지 우려 마시는데, 각각의 맛이 다 다릅니다.
첫잔이 상큼하고 신선한 맛이라면,
둘째잔은 차의 제맛이 난다 할 수 있고,
셋째잔은 조금은 싱거운 맛이라 할 수 있지요.
좋은 차의 경우는 네다섯잔 까지도 맛과 향이 그대로 남아있답니다.
'첫잔은 빛깔로, 둘째잔은 맛으로, 셋째잔은 약으로 마신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순서에 없는 것이지만,
다 마시고 나서 물을 찻잔에 한 모금 정도 붓고 살짝 돌려 헹구어 마시면
은은한 감칠맛이 혀에 감기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다인들은 이를 '백차(白茶)'라고 부르면서
'이것이야 말로 차 마시는 진미'라는 우스개 말을 하곤 하지요.
잎차는 원래 끓는 물에 넣어 삶아마셨기 때문에
차 끓이기를 지칭할 때, '삶을 팽'자를 써서 '팽다(烹茶)'라고 합니다.
말차는 '점다(點茶)'라고 하지요.
찻사발에 가루차를 점점이 넣는다는 뜻입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마셨는데,
그 중 말차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지요.
이제 말차 마시는 법을 말씀드릴께요.
말차를 타는 방법에는
일발점(一發點), 정면점(靜面點), 칠탕법(七湯法)의 셋이 있었다 하나,
현재 주로 사용하는 것은 일발점입니다.
일발점은 가루차를 차사발에 넣고 탕수를 부은 후,
격불(擊拂 : 격은 차솔을 힘차게 몰아치는 것이고 불은 가볍게 떨어버리는 것)하여
거품을 피우는 방법입니다.
하나, 식힘사발에서 탕수를 차사발에 붓습니다.
차솔을 차사발에서 대각선으로 혹은 원을 그리듯 한번 적시며 턴 후
제자리에 놓습니다. 예온을 하는 것이지요.
둘, 차사발의 물을 비워내고 차뜨개로 가루차를 떠내어 차사발 중앙에 쏟은 후
차술을 차사발 안쪽에서 수평으로 한번 가볍게 텁니다.
셋, 숙수를 차사발 안벽 윗쪽에 낮게 스며들듯이 따릅니다.
이 때 찻가루가 흩어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넷, 오른손으로 차솔을 잡고 왼손으로는 차사발을 감싸듯 받칩니다.
차솔로 차사발의 둘레를 반원으로 좌우에 두어번 두른 후,
아래위로 둥글게 천천히 저어 덩어리가 없도록 고루 풉니다.
다섯, 어깨와 팔에 힘을 빼고 차솔을 쥔 손목을 이용하여 경쾌하게 휘젓습니다.
왼쪽, 오른쪽, 윗쪽, 아래쪽을 고루 젓는 동안
유화(乳花 : 하얀 거품 - 엄밀히 말해 연두색에 가깝습니다)가
점차 두텁게 생겨나면서 차의 녹색이 안보이게 됩니다.
휘젓기가 잘 될 수록 차와 물의 융합이 제대로 이루어져
차거품이 엉키듯 찻물 위로 모아집니다.
여섯, 유화가 충분히 피어오르면 차솔을 서서히 멈추면서
천지인 삼점(天地人 三點 : ∴)을 찍는 기분으로
차사발 중앙에서 일직선 위로 차사발 높이만큼 올렸다가
차솔을 옆으로 눕혀 한번 가볍게 털고 제자리에 놓은 후, 차를 마십니다.
참고로, 녹차의 이내 또는 말차를 휘저음에 따라 일어나는 거품을
연하(烟霞 : 안개와 노을), 청연(靑煙 : 푸른 이내), 아지랑이,
녹무연(綠霧煙 : 푸른 운무와 이내), 구름, 눈 등으로 표현한답니다.
초의 스님이 지은 <다신전(茶神傳)>의 차 마시는 법에,
'혼자 마시는 것을 신(神 : 신성함),
손님과 둘이 마시는 것을 승(勝 : 뛰어남),
서너사람이 마시는 것을 취(趣 : 아취가 있음),
5 - 6명이 마시는 것을 범(泛 : 보통, 널리 나눔),
7 - 8명이 마시는 것을 시(施 : 베품)라 부른다' 는 주석이 있습니다.
또, 차에 대한 기록인 중국의 <다록(茶錄)>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차를 즐기는 취미의 정수는 그 색깔과 향기와 그리고 맛을 감상하는 데 있으며,
차를 조제하는 원칙은 정성, 건조, 청결에 있다...
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사람이 적어야 한다.
사람이 많으면 시끄럽고 시끄러우면 차의 고상한 맛이 없어진다.
혼자서 차를 마시는 것을 이속(離俗 : 속세를 떠남)이라 하고,
둘이서 마시는 것을 한적(閑寂 : 고요함)이라 하며,
셋이나 넷이서 마시는 것을 유쾌(愉快 : 즐거움)라 하고,
다섯이나 여섯이 마시는 것을 저속(低俗 : 속됨)이라 하며,
일곱이나 여덟이 마시게 되면 이를 경멸하는 뜻에서
박애(博愛 : 널리 사람을 사랑함)라고 한다."
이는 차를 마시는데 있어 사람수가 적어야 함을 얘기하고 있지요.
사람이 많으면 시끄럽고 따라서 차의 고요한 정취에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차의 삼묘인 색, 향, 미 즉 빛깔과 향기와 맛에 대해
<다신전>에서는 그 진수를 다음과 같이 분별하고 있습니다.
향은, 진향(眞香 : 곡우 전에 따서 싱그러움이 깃든 차의 향기),
난향(蘭香 : 온도가 고른 불로 끓인 차의 향기),
청향(淸香 : 설익거나 타지 않고 알맞게 만들어진 차의 향기),
순향(純香 : 안팎이 고루 같은 차의 향기)의 네가지를 모두 갖춘 게 좋으며,
차에 다른 향을 섞은 것은 부정한 것이니 물리친다.
색은, 맑고 푸른 비취색이 도는 차가 최상이요(: 淸翠爲勝),
노랗거나 검거나 붉거나 자주빛이 나는 것은 모두 좋지 않다.
맛은, 달고 부드러운 것이 제일이요(: 甘潤爲上),
쓰고 떫은 것은 좋지 않다.
차의 생산 및 소비에 있어서 대표적인 나라로는
중국, 대만, 일본, 인도(주로 홍차),
스리랑카(홍차로 유명한 '실론'이 바로 스리랑카의 옛이름입니다)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잠시 여기서 우리와 가까운 중국, 일본의 음다 습관을 보도록 하지요.
중국
중국인들은 차잎의 향기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차잎의 향기라면,
녹차는 자연의 신선하고 맑은 향을 드리우고
포종차(包種茶, 淸茶)류는 꽃향기를 풍기며
철관음차는 열처리 향이 강하고 홍차에서는 캬라멜 향이 난다고 말하는데요,
이들 차잎의 향은 발효 정도와 관계가 깊답니다.
발효 정도가 낮을 수록 상쾌한 느낌을 주고
발효 정도가 높을 수록 순후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지요.
보이차와 같이 곰팡이를 번식시켜 만든 차는
곰팡이 냄새가 아주 강해서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특별히 그러한 향기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그럽니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녹차, 청차, 백차, 화차(花茶), 홍차, 보이차
(다른 분류에 따르면 녹차, 청차, 백차, 우롱차, 홍차, 흑차 이렇게 되는데
이 때는 색상에 따른 것입니다)
이 여섯 가지 종류의 차가 생산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그 중 서호의 용정차, 소주의 벽라춘, 백호은침, 안계의 철관음,
운남의 보이차, 기문의 홍차 등이 명차로 꼽힌다고 합니다.
중국인처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곧잘 먹으면서도
인구 중에 비만이나 성인병이 적은 이유는 바로 차의 생활화,
그리고 부가적으로는 요리마다 빠지지 않는 양파에 그 비결이 있다고 하지요.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여행을 다닐 때도
그들은 차사발을 몸에 지니는 걸 잊지 않는답니다.
일본
일본은 홋가이도(北海島), 아오모리(靑森), 야마가타(山形)의 3현을 제외한
전국에서 차를 재배하고 있다는데요,
최대의 차 산지는 시즈오카(靜岡) 지방이며
최고급차로는 우지차,
그 다음으로는 이세, 정강, 하월, 협산 등을 꼽는다고 합니다.
부처 앞에 차와 탕을 바친 뒤 이를 승려들이 나눠 마시며
부처와 하나 되는 경지를 터득하려는 수행이던 것이
나아가 '자노유(茶の湯)'라 부르는 차 마시는 의식을 뜻하게 되었고,
이후 사치를 배격하고 검소와 정신수양을 강조하여
'와비(寂寥 : 고요하고 그윽함)'라 일컬어지는 다도가 완성되었다고 하지요.
(일본의 다도는 15c 경의 무라다(村田珠光)를 시조로 하여,
다케노(武野紹鷗)가 중흥시키고,
센노리큐(千利休)가 완성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들이 제창한 다도 정신이 와비였다고 하는데요,
와비는 또한, 정직하고 신중하며 사치스럽지 않음을 뜻한다 합니다.)
이들은 차 마시는 다다미 다실을 따로 두는데,
차도구를 갖추고 배치하는 것에서부터
손님을 맞이하고 차를 권하는 의식절차들 까지의 모든 것이
많은 시간과 예법 그리고 인내를 필요로 할 정도로 상당히 번거롭고 까다롭습니다.
거기에다 각각 나름대로의 차법을 가지고 있는 여러 유파들로 분화되어 있어요.
이즈음 되면 그 한정한 정서나 품격을 떠나
차 마시는 일이란 게, 인간의 자연스런 성품과 동작을
지나치게 인위적인 틀에다 끼워맞추는 고역이 되어버리죠.
그리고 일본인은 차완(茶碗, 다완 : 찻잔, 차 그릇)을 애지중지하는 버릇이 있어요.
완상(玩賞), 즉 마치 골동품을 다루듯이 찻잔을 품평하고 어루만지는 습관이지요.
'다도(茶道)'라는 말은 한국, 중국, 일본 중에
유난히 일본에서 많이 쓰이지만(일본에서 다도에 쓰이는 차는 대개 말차입니다),
그들의 차에 관한 의식절차의 형식화 경향 등을 보자면 다도라기 보다는
'다예(茶藝 : 차의 기술? 재주? 예술?)'라 하는 게 더 들어맞을 듯 합니다.
자, 이제 차를 다 마셨으면 다구를 깨끗이 닦아 제자리에 정돈하여 놓고
먼지가 가라앉지 않도록 잘 덮어두세요.
참, 차를 보관할 때는 주위에 화장품, 비누, 기름 등
강한 냄새를 피우는 걸 피하세요.
차는 흡습성, 흡수성이 강하고 산화에도 약하기 때문에
건조하고 깨끗하며 햇빛이 들지 않는 시원한 곳에
봉지의 입구를 꼭 묶어서 밀폐상태로 보관해야 합니다.
습도, 온도, 광선, 산소, 냄새 등에 주의하지 않으면
차 본래의 맛과 향과 색이 변질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 나온 차는 되도록이면 그 해에 다 드세요.
일년 정도 지난 차는 솥에서 약한 불로
살짝 불기운을 쪼여 덖은 후에 드시는 게 좋습니다.
너무 많이 변질된 차는 드시지 말고, 탈취제 등의 다른 유익한 용도로 사용하세요.
차를 제맛이 나게 하는 중요한 요소는
수질(水質), 물의 온도, 차잎, 우리는 시간, 찻그릇 등 입니다.
하나, 그릇 데우고 헹구기 - 예온(預溫)
다관과 찻잔에 뜨거운 물을 부어 따뜻하게 데웁니다.
처음부터 바로 차를 넣고 물을 부으면 차가 금방 식거든요.
겨울이라면 더 빨리 식겠지요.
(겨울에 다관을 덥히고 헹구는 일을 않으면
다관의 찬 기운으로 물의 온도가 낮아져
차가 잘 우러나지 않고 찻물이 식어 차맛이 잘 나지 않습니다.)
다관과 찻잔 온도가 따뜻해지면 그대로 헹구어 버리개에 버립니다.
둘, 숙수 온도 맞추기
사람수에 따라 적당량의 물을 차귀뎅이에 부어 조금 식힙니다.
숙수가 너무 뜨거우면 차맛이 쓰고 감칠맛이 적어질 뿐만 아니라
비타민 C가 파괴되고 말지요.
너무 낮은 경우에는 차의 성분들이 제대로 녹아 나오지 않아
향기와 맛이 싱겁습니다.
물의 온도에 따라 녹아나오는 성분과 양이 다르기 때문이지요.
물 온도의 높낮음은 차의 품질에 따라서도 달리 씁니다
셋. 차 넣고 숙수 붓기 - 투차(投茶, 혹은 투다)
다관에 차를 넣는 방법에도 3가지가 있습니다.
차를 먼저 넣고 물을 붓는 하투법(下投法),
물을 조금 붓고 차를 넣은 후 다시 물을 붓는 중투법(中投法),
물을 먼저 부은 후 차를 넣는 상투법(上投法)이 그것이지요.
여름엔 더운 기온 때문에 물이 먼저 식도록 상투법을 쓰는데요,
이 방법들에는 그다지 신경 안 쓰셔도 됩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릇을 먼저 예온하기 때문에 하투법을 사용하지요.
먼저 한사람 당 3g 내외 정도(찻술 하나)로 어림짐작하여
다관에 차를 넣은 다음, 잔 수에 맞춰 적당량의 물을 다관에 붓습니다.
넷, 차 우리기
차가 우러나는 농도는 온도와 시간에 따라 다릅니다.
교과서적으로 정확히 몇 분을 우리라는 말은 있을 수 없습니다.
조금 우리면 차맛이 나지 않고,
높은 온도와 많은 시간을 우릴수록 맛이 쓰고 떫어지며 향기도 빼앗깁니다.
(이걸 동양철학 용어로는 '남방 화기가 승했다'고 그럽니다.
음양오행에서 남쪽은 불, 쓴 맛, 여름, 심장, 분노를 뜻하지요.)
보통 1 - 3분을 전후한 시간이면 되는데, 혹 모르겠으면 눈으로 확인하세요.
뚜껑을 열고보아 차잎이 펴질 정도라야 하지요.
자주 우려내 보아 절로 몸에 익게 하는 것이 차를 잘 우려내는 지름길입니다.
다섯, 따르기
여러 사람이 마실 경우, 차를 따를 때는 한번에 찻잔 가득 따르지 않습니다.
따르는 동안에도 계속 차의 성분이 우러나기 때문이지요.
보통 세번에 나눠 따르는데, 두번째는 반대순으로 따릅니다.
세번째는 또 처음과 같은 순서로 따릅니다.
그래야 차의 농도가 모든 잔에 고르게 맞춰집니다.
이것이 힘들면 차 귀뎅이에 모두 따릅니다.
그런 후 찻잔에 나누면 농도가 다 비슷해지겠지요.
마지막 한 방울까지 위와 같이 따릅니다.
다관에 찻물이 남아 있다면 차를 마시는 동안,
다관 안에서 차잎이 계속 펴지면서 탄닌 성분이 우러나므로 차맛이 안좋아지지요.
찻물의 양은 찻잔의 60 - 80% 정도가 적당합니다.
여섯, 차 마시기 - 음다(飮茶)
손님에게 "드시지요." 라 권하고 차를 마십니다.
불교 예법에는 '주종체기용(主從體起用) 객섭용귀체(客攝用歸體)'라 하여
주인과 손님의 찻잔 잡는 손이 반대인 게 상례였지만
(주인은 왼손에 찻잔을 들고 오른손으로 잔 바닥을 받치며
손님은 오른손으로 찻잔을 잡고 왼손으로 받쳤습니다.
체는 왼쪽을, 용은 오른쪽을 뜻합니다), 일반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합니다.
먼저 왼손으로 찻잔 왼쪽을 잡아 올립니다.
다음 오른손으로도 마주 잡습니다.
그리고는 왼손으로 찻잔 바닥을 살며시 받쳐줍니다.
술 마시듯 한번에 주욱 들이키면 실례가 된답니다.
차는 감상하면서 마시는 거예요.
빛깔(色), 향기(香), 맛(味)을 말이지요.
이 셋을 차의 삼묘(三妙 : 세가지 신묘함)라 부릅니다.
들어올리면서 먼저 빛깔을 봅니다.
빛깔은 연한 황금빛에 비취빛 기운이 도는 게 좋습니다.
(차의 빛깔을 즐기기 위해선 미색이나 젓색의 찻잔이 제격이지요).
마시기 전, 잠시 코 아래에서 사알짝 잔을 굴려 향기를 맡아보고
다음 입 안에서 맛을 음미합니다.
이렇게 여러 번에 나누어 마십니다.
일곱, 재탕 우리기
첫잔을 마셨으면 다시 위와 같은 순서로 다시 한번 차를 우려내어 마십니다.
대개 3번 까지 우려 마시는데, 각각의 맛이 다 다릅니다.
첫잔이 상큼하고 신선한 맛이라면,
둘째잔은 차의 제맛이 난다 할 수 있고,
셋째잔은 조금은 싱거운 맛이라 할 수 있지요.
좋은 차의 경우는 네다섯잔 까지도 맛과 향이 그대로 남아있답니다.
'첫잔은 빛깔로, 둘째잔은 맛으로, 셋째잔은 약으로 마신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건 순서에 없는 것이지만,
다 마시고 나서 물을 찻잔에 한 모금 정도 붓고 살짝 돌려 헹구어 마시면
은은한 감칠맛이 혀에 감기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다인들은 이를 '백차(白茶)'라고 부르면서
'이것이야 말로 차 마시는 진미'라는 우스개 말을 하곤 하지요.
잎차는 원래 끓는 물에 넣어 삶아마셨기 때문에
차 끓이기를 지칭할 때, '삶을 팽'자를 써서 '팽다(烹茶)'라고 합니다.
말차는 '점다(點茶)'라고 하지요.
찻사발에 가루차를 점점이 넣는다는 뜻입니다.
옛날 우리 선조들은 다양한 종류의 차를 마셨는데,
그 중 말차도 빼놓을 수 없는 것이었지요.
이제 말차 마시는 법을 말씀드릴께요.
말차를 타는 방법에는
일발점(一發點), 정면점(靜面點), 칠탕법(七湯法)의 셋이 있었다 하나,
현재 주로 사용하는 것은 일발점입니다.
일발점은 가루차를 차사발에 넣고 탕수를 부은 후,
격불(擊拂 : 격은 차솔을 힘차게 몰아치는 것이고 불은 가볍게 떨어버리는 것)하여
거품을 피우는 방법입니다.
하나, 식힘사발에서 탕수를 차사발에 붓습니다.
차솔을 차사발에서 대각선으로 혹은 원을 그리듯 한번 적시며 턴 후
제자리에 놓습니다. 예온을 하는 것이지요.
둘, 차사발의 물을 비워내고 차뜨개로 가루차를 떠내어 차사발 중앙에 쏟은 후
차술을 차사발 안쪽에서 수평으로 한번 가볍게 텁니다.
셋, 숙수를 차사발 안벽 윗쪽에 낮게 스며들듯이 따릅니다.
이 때 찻가루가 흩어지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넷, 오른손으로 차솔을 잡고 왼손으로는 차사발을 감싸듯 받칩니다.
차솔로 차사발의 둘레를 반원으로 좌우에 두어번 두른 후,
아래위로 둥글게 천천히 저어 덩어리가 없도록 고루 풉니다.
다섯, 어깨와 팔에 힘을 빼고 차솔을 쥔 손목을 이용하여 경쾌하게 휘젓습니다.
왼쪽, 오른쪽, 윗쪽, 아래쪽을 고루 젓는 동안
유화(乳花 : 하얀 거품 - 엄밀히 말해 연두색에 가깝습니다)가
점차 두텁게 생겨나면서 차의 녹색이 안보이게 됩니다.
휘젓기가 잘 될 수록 차와 물의 융합이 제대로 이루어져
차거품이 엉키듯 찻물 위로 모아집니다.
여섯, 유화가 충분히 피어오르면 차솔을 서서히 멈추면서
천지인 삼점(天地人 三點 : ∴)을 찍는 기분으로
차사발 중앙에서 일직선 위로 차사발 높이만큼 올렸다가
차솔을 옆으로 눕혀 한번 가볍게 털고 제자리에 놓은 후, 차를 마십니다.
참고로, 녹차의 이내 또는 말차를 휘저음에 따라 일어나는 거품을
연하(烟霞 : 안개와 노을), 청연(靑煙 : 푸른 이내), 아지랑이,
녹무연(綠霧煙 : 푸른 운무와 이내), 구름, 눈 등으로 표현한답니다.
초의 스님이 지은 <다신전(茶神傳)>의 차 마시는 법에,
'혼자 마시는 것을 신(神 : 신성함),
손님과 둘이 마시는 것을 승(勝 : 뛰어남),
서너사람이 마시는 것을 취(趣 : 아취가 있음),
5 - 6명이 마시는 것을 범(泛 : 보통, 널리 나눔),
7 - 8명이 마시는 것을 시(施 : 베품)라 부른다' 는 주석이 있습니다.
또, 차에 대한 기록인 중국의 <다록(茶錄)>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차를 즐기는 취미의 정수는 그 색깔과 향기와 그리고 맛을 감상하는 데 있으며,
차를 조제하는 원칙은 정성, 건조, 청결에 있다...
차를 즐기기 위해서는 사람이 적어야 한다.
사람이 많으면 시끄럽고 시끄러우면 차의 고상한 맛이 없어진다.
혼자서 차를 마시는 것을 이속(離俗 : 속세를 떠남)이라 하고,
둘이서 마시는 것을 한적(閑寂 : 고요함)이라 하며,
셋이나 넷이서 마시는 것을 유쾌(愉快 : 즐거움)라 하고,
다섯이나 여섯이 마시는 것을 저속(低俗 : 속됨)이라 하며,
일곱이나 여덟이 마시게 되면 이를 경멸하는 뜻에서
박애(博愛 : 널리 사람을 사랑함)라고 한다."
이는 차를 마시는데 있어 사람수가 적어야 함을 얘기하고 있지요.
사람이 많으면 시끄럽고 따라서 차의 고요한 정취에 방해가 된다는 것입니다.
차의 삼묘인 색, 향, 미 즉 빛깔과 향기와 맛에 대해
<다신전>에서는 그 진수를 다음과 같이 분별하고 있습니다.
향은, 진향(眞香 : 곡우 전에 따서 싱그러움이 깃든 차의 향기),
난향(蘭香 : 온도가 고른 불로 끓인 차의 향기),
청향(淸香 : 설익거나 타지 않고 알맞게 만들어진 차의 향기),
순향(純香 : 안팎이 고루 같은 차의 향기)의 네가지를 모두 갖춘 게 좋으며,
차에 다른 향을 섞은 것은 부정한 것이니 물리친다.
색은, 맑고 푸른 비취색이 도는 차가 최상이요(: 淸翠爲勝),
노랗거나 검거나 붉거나 자주빛이 나는 것은 모두 좋지 않다.
맛은, 달고 부드러운 것이 제일이요(: 甘潤爲上),
쓰고 떫은 것은 좋지 않다.
차의 생산 및 소비에 있어서 대표적인 나라로는
중국, 대만, 일본, 인도(주로 홍차),
스리랑카(홍차로 유명한 '실론'이 바로 스리랑카의 옛이름입니다)
등을 들 수 있는데요,
잠시 여기서 우리와 가까운 중국, 일본의 음다 습관을 보도록 하지요.
중국
중국인들은 차잎의 향기에 치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차잎의 향기라면,
녹차는 자연의 신선하고 맑은 향을 드리우고
포종차(包種茶, 淸茶)류는 꽃향기를 풍기며
철관음차는 열처리 향이 강하고 홍차에서는 캬라멜 향이 난다고 말하는데요,
이들 차잎의 향은 발효 정도와 관계가 깊답니다.
발효 정도가 낮을 수록 상쾌한 느낌을 주고
발효 정도가 높을 수록 순후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지요.
보이차와 같이 곰팡이를 번식시켜 만든 차는
곰팡이 냄새가 아주 강해서 거부감을 주기도 하지만
특별히 그러한 향기만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그럽니다.
중국에서는 대체로 녹차, 청차, 백차, 화차(花茶), 홍차, 보이차
(다른 분류에 따르면 녹차, 청차, 백차, 우롱차, 홍차, 흑차 이렇게 되는데
이 때는 색상에 따른 것입니다)
이 여섯 가지 종류의 차가 생산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그 중 서호의 용정차, 소주의 벽라춘, 백호은침, 안계의 철관음,
운남의 보이차, 기문의 홍차 등이 명차로 꼽힌다고 합니다.
중국인처럼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곧잘 먹으면서도
인구 중에 비만이나 성인병이 적은 이유는 바로 차의 생활화,
그리고 부가적으로는 요리마다 빠지지 않는 양파에 그 비결이 있다고 하지요.
가까운 곳이든 먼 곳이든 여행을 다닐 때도
그들은 차사발을 몸에 지니는 걸 잊지 않는답니다.
일본
일본은 홋가이도(北海島), 아오모리(靑森), 야마가타(山形)의 3현을 제외한
전국에서 차를 재배하고 있다는데요,
최대의 차 산지는 시즈오카(靜岡) 지방이며
최고급차로는 우지차,
그 다음으로는 이세, 정강, 하월, 협산 등을 꼽는다고 합니다.
부처 앞에 차와 탕을 바친 뒤 이를 승려들이 나눠 마시며
부처와 하나 되는 경지를 터득하려는 수행이던 것이
나아가 '자노유(茶の湯)'라 부르는 차 마시는 의식을 뜻하게 되었고,
이후 사치를 배격하고 검소와 정신수양을 강조하여
'와비(寂寥 : 고요하고 그윽함)'라 일컬어지는 다도가 완성되었다고 하지요.
(일본의 다도는 15c 경의 무라다(村田珠光)를 시조로 하여,
다케노(武野紹鷗)가 중흥시키고,
센노리큐(千利休)가 완성한 것으로 알려집니다.
이들이 제창한 다도 정신이 와비였다고 하는데요,
와비는 또한, 정직하고 신중하며 사치스럽지 않음을 뜻한다 합니다.)
이들은 차 마시는 다다미 다실을 따로 두는데,
차도구를 갖추고 배치하는 것에서부터
손님을 맞이하고 차를 권하는 의식절차들 까지의 모든 것이
많은 시간과 예법 그리고 인내를 필요로 할 정도로 상당히 번거롭고 까다롭습니다.
거기에다 각각 나름대로의 차법을 가지고 있는 여러 유파들로 분화되어 있어요.
이즈음 되면 그 한정한 정서나 품격을 떠나
차 마시는 일이란 게, 인간의 자연스런 성품과 동작을
지나치게 인위적인 틀에다 끼워맞추는 고역이 되어버리죠.
그리고 일본인은 차완(茶碗, 다완 : 찻잔, 차 그릇)을 애지중지하는 버릇이 있어요.
완상(玩賞), 즉 마치 골동품을 다루듯이 찻잔을 품평하고 어루만지는 습관이지요.
'다도(茶道)'라는 말은 한국, 중국, 일본 중에
유난히 일본에서 많이 쓰이지만(일본에서 다도에 쓰이는 차는 대개 말차입니다),
그들의 차에 관한 의식절차의 형식화 경향 등을 보자면 다도라기 보다는
'다예(茶藝 : 차의 기술? 재주? 예술?)'라 하는 게 더 들어맞을 듯 합니다.
자, 이제 차를 다 마셨으면 다구를 깨끗이 닦아 제자리에 정돈하여 놓고
먼지가 가라앉지 않도록 잘 덮어두세요.
참, 차를 보관할 때는 주위에 화장품, 비누, 기름 등
강한 냄새를 피우는 걸 피하세요.
차는 흡습성, 흡수성이 강하고 산화에도 약하기 때문에
건조하고 깨끗하며 햇빛이 들지 않는 시원한 곳에
봉지의 입구를 꼭 묶어서 밀폐상태로 보관해야 합니다.
습도, 온도, 광선, 산소, 냄새 등에 주의하지 않으면
차 본래의 맛과 향과 색이 변질되기 쉽습니다.
그리고 그 해에 나온 차는 되도록이면 그 해에 다 드세요.
일년 정도 지난 차는 솥에서 약한 불로
살짝 불기운을 쪼여 덖은 후에 드시는 게 좋습니다.
너무 많이 변질된 차는 드시지 말고, 탈취제 등의 다른 유익한 용도로 사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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