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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와 같은 마음 속의 괴로움이 매일매일 계속되는 동안, 날이 가고 달이 갔다.
태자가 스물 아홉 살 되던 해 외아들 라훌라가 태어났을 때, 마침내 태자는 출가할 결심을 하였다.
태자는 시종 찬다카를 데리고, 백마 칸타카를 타고 정든 궁전을 빠져나갔다.
그리하여 이 속에와의 인연을 끝고 출가한 몸이 되었다.
이 때에 악마가 재빨리 태자를 따라붙었다.
「궁전으로 돌아가는 게 좋을 거야. 때를 기다리는 게 좋을 거야. 이 세계의 모든 것이 다 너의 것이 될 것이니까. 」
태자는 소리쳐 꾸짖었다.
「악마여, 저리 가라. 이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은 결코 내가 찾는 것이 아니다.」
태자는 악마를 쫓아 버리고, 머리를 깎았으며, 바리를 들고 걸식을 하면서 남쪽으로 갔다.
태자는 처음 바가바 선인을 찾아가 고행하는 그 실제의 모습을 보았고, 다음에 알라다 칼라마와 우드라카 라마푸트라를 찾아가 그들이 높은 도를 얻고자 수행하는 모습도 보았으며, 또한 태자 스스로 그것을 실행해 보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일이 깨달음의 길이 될 수 없음을 안 태자는 , 마가다 나라로 갔다. 그곳 가야성 옆을 흐르는 나이란쟈나 강가, 우루빌바의 우거진 숲 속에서 격심한 고행을 하였던 것이다.
5. 그것은 그야말로 혹독한 고행이었다.
석존께서 이르시기를 「과거의 그 어떤 수행자도, 현재의 그 어떤 고행자도, 그리고 미래의 그 어떤 출가자도, 이 이상의 고행을 한 사람이 없고, 또 앞으로 할 사람도 없을 것이다.」라고 하신 바와 같이, 세상에선 보기 드문 고행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고행을 통해서도 태자는 얻고자 하는 바를 찾아내지 못하였다.
여기에서 태자는 육 년 동안 해 오던 기나긴 고행을 거리낌 없이 버렸다.
나이란쟈나 강에서 몸에 쌓인 때를 깨끗이 씻어내었으며, 처녀 수쟈타가 주는 우유를 받아 마시고 건강을 회복하였다.
그러자, 지금까지 태자와 함께 같은 숲 속에서 고행하던 다섯 출가자들은 태자가 타락한 줄로 알고, 태자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떠나가 버렸다.
이제는 천지간에 오로지 태자 혼자가 되었다.
태자는 조용히 나무 아래 정좌하여 죽음을 건 최후의 명상을 시작하였다.
「피는 말라붙거라. 살점을 짓물러라. 뼈는 썪어서 흐무러지거라. 깨달음을 얻기까지는, 나는 여기 이 자리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 때의 태자의 결심은 이러하였다.
그 날의 태자의 마음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처절하고 괴로운 싸움 그것이었다.
어지러이 엇갈리는 마음, 치솟는 갖가지 생각들의 다툼, 컴컴한 욕심의 잔재, 추악한 상상의 형태, 그 모든 것은 악마들이 태자를 에워싸고 공격하는 것과 같았다.
마음 구석구석에 파묻힌 그것들을 태자는 끝끝내 헤집고 드러내어서는 갈갈이 찢고 바수었다.
참으로 피가 흘러내리고, 살점이 떨어지고 뼈가 부서져 나가는 것 같은 괴로운 싸움이었다.
그러나 그 싸움도 끝이 나서 여명을 맞아 새벽 하늘에 반짝이는 샛별을 바라보았을 때, 태자의 마음은 밝게 빛났고, 깨달음이 환하게 열림으로써 마침내 부처님이 되셨다.
때는 태자의 나이 서른 다섯이요, 섣달 초파일 아침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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