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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연수교육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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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수
0
조회수
602
내용

 

연초가 되면 연수교육안내 책자가 온다. 그 책자는 내게는 선물이 된다. 올해는 이러한 교양필수과목으로 수행자들을 다듬어 가구나 하는 간접적인 종단교육시스템을 읽어 내려 갈수 있기 때문이다.

 

법계별 연수대상 외 조계종스님이면 누구 나다 가능하다는 그 문구의 친절함도 좋다.

책자를 받을 때마다 어릴 적 접해 보지 못한 프로그램에 마음을 열어보지만 공식적으로 참가한 적은 없다. 참가해서 혹 후배들에게 불편함을 줄까봐 용기를 내지 못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터키 그리스 문화탐방은 놓치고 싶지 않아 교육원에 전화를 했다. 연수대상도 아닌데 동참해도 되느냐는 나의 물음에 대환영을 한다는 말에 용기를 얻었다. 그리고 지난 4월6일-15일에 이루어진 터키 그리스 문화탐방에 다녀왔다.

 

인천을 출발해서 아테네-메테오라-차나칼레-트로이-에포스-파묵칼레-안탈라-카파도키아-이스탄불을 탐방하면서 내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것이 하나 있다. 메테오라(매달린바위)에서 만난 정교회 한 수사의 모습이다.

문화기행 3일차, 우리 일행을 맞이한 수사는 올해 85세인 세라핌 수사였다. 세라핌 수사는 40여 년간 아토스산 수도원에서 생활하다가 이곳 수도원으로 온지가 1년가량 되었다고 했다. 지도법사이신 설정큰스님께서 질문을 하셨다.“산에서 수행하는 것은 우리와 비슷한데 수사는 무엇을 위해 이곳에서 은둔생활을 하고 있느냐” 묻자 수사는 “그리스도의 삶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삶을 바치는 것”이라고 설명을 했다.

 

40년동안 ‘바치는 것’이 주목적이 되어 버린 절대적인 신앙심 앞에 모습은 다르지만 수행이라는 큰 틀에서 뭔가 공통점을 찾고자 했던 나의 설렘은 바위 끝에 매달려있는 집에 불과했다. 오래 은둔한 생활 때문인지 이웃종교의 이해보다는 본인이 믿는 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었다. 또한 처음으로 만나는 한국스님(불교)에 대해 선입견인지 모르지만 우리 일행이 마련해 간 선물조차 거부 하였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것은 교감을 이루기 위한 것인데 말이다.

 

문화 기행 중에 그리스교 수사를 만나는 것도 이웃종교에 대한 뭔가 공통점을 얻고자 함인데 ,‘바친다’는 유일신의 아집과 편견을 바라보면서 종교 간의 평화는 내가 사는 이 세상에서 이루어질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가지고 있고 예술적인 가치가 높은 수작들을 보물로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그곳에 머물며 은둔하는 수사에게서 정신적으로 얻을 것이 없다면 그저 자연이 만들어낸 메테오라 관광지일 뿐이다.

 

부처님께서는 대기 설법을 하셨다. 찾아오는 사람 사람들의 근기에 맞추어 멘토가 되어 주셨다. 이것은 불교가 주는 매력이다. 부처님을 위해 삶을 바치라고 수행자에게 강요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이다. 터키, 그리스 문화기행에서 만난 정교의 수사를 보면서 절 집안에서도 부처님 말씀을 실천하지 않는 은둔하는 수행자가 있다면, 편견과 아집에 사로 잡혀 있는 그 수사와는 무엇이 다르겠는가하는 생각에 한 번 더 나를 살펴보는 연수 였다.

 

교육은 대장간과 같다. 도구도 오래 사용하다보면 새로 고쳐 시용해야 할 때가 있듯이 연수교육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싶다. 비록 연수대상이 아니라도 한번쯤 새로운 프로그램에 도전해보면 자신이 얼마나 은둔하고 있는지 발견하게 될 것이다.(2015년 7월4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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