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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2023 가을 성지순례 "경주 열암곡 부처님"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23.10.06
첨부파일0
추천수
3
조회수
491
내용
"천년을 세우다."  

열암곡의 기적과 세기의 발견 

2007년의 일이다. 

경상북도 경주시에 있는 남산 열암곡에서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한 일이 있었다.

산 중턱 경사면에 있는 큰 바위 바닥에서 섬세하게 조각된 불상이 발견된 것이다. 

경주 남산은 통일신라 600년대부터 시작하여
800년대까지 처처에 수많은 불상과 불탑을 조성한 곳이다. 

바위에 새겨진 불상을 '마애불'이라고 하는데, 인적이 드문 비탈진 골짜기의 바위 밑면에 이처럼 거대한 불상이 새겨져 있으리라고는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이 소식이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자 반응은 뜨거웠다. 

국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언론이 이목을 집중했다. 

영국의 BBC, 프랑스 일간지 <르몽드>, 일본의 NHK 등에서 이 소식을 전했고, 특히 <르몽드>는 2007년 9월 13일자 신문 1면 머리기사로 싣기도 했다. 

그날 ,<르몽드> 1면에는 "한국 경주에서 1300년 전 불상이 불견됐다. 

그것은 5cm의 기적이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불상의 발견 과정도 흥미롭다. 

당시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열암곡에 있는 석불좌상 보수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때 한 연구원의 눈에 길쭉하게 놓인 바위에서 인위적으로 다듬어진 흔적이 포착되었다. 

무언가 이상하다는 느낌에 조심스럽게 바닥 흙을 걷어내고 틈 사이로 손을 넣어 바위 표면을 더듬거리자 손가락 끝으로 조각품의 촉각이 또렷하게 느껴졌다. 

이 과정에서 발견된 마애불상의 위치는 석불좌상에서 동남쪽으로 겨우 30m 떨어진 곳이었다. 

그렇게 통일신라시대에 조성된 거대한 마애불이 기적처럼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경사가 가파르고 숲이 우거져서 사람들의 발길이 뜸한 자리인지라, 애초부터 사람이 바로 옆을 지나간들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마애불이 새겨진 바위의 무게는 약 80t에 길이는 7m에 달한다. 

마애불상의 크기만 놓고 보면 
발아래 대좌까지 5m가 넘는다. 
  
2007년 당시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하나의 독립된 돌에 부조한 마애불 중 이렇게 큰 것은 처음 본다. 
이유는 모르지만 엎어져 묻혀 있었기에 오히려 보존 상태는 더욱 좋다"라며, 
"한국 유물이 스케일이 작아서 아쉬울 때가 많았는데 그걸 한꺼번에 씻어준 마애불이다"라는 말로 발굴의 의의를 설명했다. 

크기만 놓고 보자면 약수계곡 마애입불상(8.6m)과 상선암 삼릉계곡 마애석가여래좌상(6m)에 이어 경주 남산에서는 세 번째로 큰 마애불상인 것이다. 

2023년 4월 19일,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 불사를 위해 '천년을 세우다' 추진위원회를 설립하고 출범식을 가졌다. 이로써 조계종단과 사부대중이 한국불교 중흥의 새로운 장을 여를 그 거룩한 첫걸음을 뗀 것이다. 

열암곡 석불좌상과 마애불상을 참배하는 이들이 열암곡 골짜기를 오르기 위해서는 경주국립공원 열암곡(새갓골) 주차장까지는 차로, 이후부터는 걸어서 가야 한다. 
지도상 직선거리는 709m이며, 걸어서 오르면 여유롭게 30분 정도 걸린다. 
산행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도 쉬엄쉬엄 갈 생각으로 오른다면 무리가 없는 거리이다. 

이곳은 현재 총 세 곳의 절터가 확인되었다. 
열암곡 마애불상을 향해 오르다 보면 먼저 열암곡 제1사지를 만나게 된다. 
자연 암반에 석축을 쌓아 작은 평지를 만든 사지이다. 
그 옆에 제 2사지가 있는데 눈으로 확인하기는 힘들다. 
  
작은 길을 따라 100m 정도 오르면 새로 정비한 석축이 보이고 제3사지의 열암곡 석불좌상이 반겨준다. 
석불좌상 옆으로 큰 덮개에 보호받는 바위가 보이는데, 가까이 가면 엎어져 계신 열암곡 마애불상의 얼굴과 옆모습이 보인다. 

불두가 사라진 열암곡 석불좌상과 그 주변에 대한 발굴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열암곡 마애불상이 발견되었다.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 조사단이 열암곡 제3사지 사찰 터의 출입 동선을 확인하기 위해 주위를 조사하던 중 박소희 연구원과 채무기 연구원이 우연히 발견한 것이다. 
  
박소희 연구원의 눈에 길쭉하게 엎어져 있는 바위에서 인공적으로 다듬어진 흔적이 보였다. 
바위 주위에 쌓여 있던 나뭇잎과 가지들을 걷어내자 가공된 흔적이 확인되었고, 본격적으로 확인 작업을 거쳐 가슴과 어깨 그리고 다리와 대좌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윽고 흙에 덮인 마애불상의 얼굴이 드러났다. 

열암곡 마애불이 새겨져 있는 바위는 무게 80t, 높이 6.2m, 두게 1.9m이고, 폭은 2.5m이다. 
이러한 거대한 바위에 고부조(평면에서 모양이나 형상을 매우 도드라지게 표현한 부조)의 마애불상이 조각되어 있는데, 
머리에서 발까지는 총 4.6m이고 발아래 연화대좌까지는 1m에 달한다. 

그동안 경주 남산에서 발견된 석불좌상과 다른 마애불상들은 세월과 인위적 훼손 때문에 얼굴의 원형을 알 수 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열암곡 마애불은 조성되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얼굴 정면이 땅을 향해 쓰러졌기에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보존될 수 있었다. 

나발이 없는 민머리에 육계는 높이 솟아 있으며, 콧날의 오뚝함은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임을 짐작하게 해준다. 

눈은 아래를 향해 내리뜨고 있고 입술은 도톰하며, 귀는 어깨에 닿을 정도로 매우 크게 조각되어 있다. 
어깨는 넓어서 가슴을 활짝 편 당당한 모습을 보인다. 
  
수인은 시무외인(두려워 하지 말라)과 여원인(소원을 받아들인다)을 하고 있다. 
왼손은 가슴에 오른손은 아래를 향하고 있는데, 두 손 모두 손등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주 특이하다. 
이는 경주 남산 왕정골 출토 석조불입상을 비롯해 극히 드물게 확인되는 수인이기도 하다. 

법의는 오른쪽 어깨를 보이고 왼쪽 어깨를 감싼 편단우견 착의하고 있으며, 
발목까지 내려온 옷 주름은 9단으로 접혀 있다. 
두 발은 바깥을 향해 있고, 연화대좌는 다섯 장의 연꽃잎이 위로 향한 앙련으로 조각되어 있다. 

마애불상은 몸통에 비해 머리가 크고 다리가 짧은 4등신의 비율을 보이는데, 
이것은 참배자가 마애불상을 밑에서 우러러볼 때의 시각 처리를 고려해 조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고부조로 조각되어 볼륨이 강한 상호를 보이며 길다란 눈매에 당당한 어깨는 통일신라 8세기 후반의 조형미를 보인다. 

열암곡 마애불상은 불교계만의 문화유산이 아닌 대한민국의 문화유산이며 전 세계의 문화유산이다. 
한 나라의 문화는 민족의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국력과 기술력으로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바로 모시지 못한다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한국 불교계의 염원으로 모인 '열암곡 마애부처님 바로 모시기'는 시대의 요청이며 우리가 함께 이루어야 할 역사적 소명이다. 

화강암 바위를 깎고 다음어서 부처님 세상 불국정토를 이루어낸 옛 통일신라의 염원이 이곳 경주 남산에 깃들어 있다. 
더불어 열암곡 마애부처님은 통일신라 모든 민중의 염원이 구현된 부처님이란 사실을 우리 모두 가슴 깊이 새겨야겠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열암곡 마애부처님'을 바로 모시기 위해 
2023년 4월 28일 천일기도에 입재하여 기도하고 있으며 
매달 첫째 토요일에는 교구본사 주지스님을 법사로 모시고 다라니 108독송 기도를 봉행하고 있다. 

  

   천년을 세우다 중에서... <조계종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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