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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제목

부모은중경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9.10.06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452
내용

  부처님이 제자와 대중들을 데리고 남쪽으로 가고


있었습니다. 한참을 가노라니 어느 무덤가에 이르렀


지요. 무덤가에는 파헤쳐진 마른 뼈들이 여기 저기


널려져 있었습니다. 부처님은 그 뼈 무더기를 향해


이마를 땅에 대고 예배했습니다. 이를 지켜 본 제자


'아난'이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세존께서는 이 세상에서 가장 높은 스


승이시온데 어찌하여 볼품없는 해골 더미에 절을 하


시나이까?"


  그러자 부처님은 제자의 어리석음을 꾸짖으면서 말


했습니다.


  "이 뼈들은 지금 보기에는 볼품없지만 전생에 나의


조상이었을지도 모르고, 또 나의 부모이었을 지도 모


르므로 예배한 것이니라."


  이 말을 들은 아난은 부끄럽다는 듯 고개를 떨구었


습니다. 이제는 부처님이 아난에게 물었습니다.


  "아난아, 이 한 무더기의 뼈들을 남자의 뼈와 여자


의 뼈로 나누어 보라."


  부처님의 엉뚱한 질문에 아난은 몹시 당황하는 표


정이었습니다.


  아난이 부처님께 다시 여쭈었습니다.


  "세존이시여, 남자와 여자가 살아 있을 때에는 그


옷과 생김새를 보고 남녀를 구별할 수 있겠지만. 한


번 죽은 뒤에는 똑같은 백골뿐인데 어찌 저로 하여금


남녀의 뼈를 분별하라 하시나이까?"


  "아난이여, 정령 모르겠느냐? 만일 남자라면 세상


에 살아 있을 때 절에 가서 불경 읽은 소리를 듣기도


하고, 불`법`승 삼보께 예배도 하고 염불도 하였을 것


이므로 그 뼈가 희고 무거울 것이나, 만일 여자라면


아기를 한번 낳을 적에 서 말 서 되의 피를 흘리고,


여덟 섬 너 말의 젖을 먹여야 하므로 뼈가 검고 가벼


울 것이니라."


  아난이 이 말씀을 다 듣고는 가슴을 저미는 듯 눈물


을 흘리며 부처님께 말했습니다.


  "세존이시여, 어떻게 하면 어머니의 은혜를 갚을 수


있겠나이까?


  이에 부처님은 조용히 설법하기 시작했습니다.


  "자세히 듣고 명심하라. 지금부터 어머니가 아기를


가져 출산하기까지 열 달 동안 겪어야 하는 고통을


말하리라.


  어머니가 아기를 수태한 첫째 달에는 마치 풀끝에


맺힌 이슬방울이 아침에 있다가도 낮이 되면 없어지


듯이, 새벽에는 피가 모였다가 오후에는 흩어져 버리


느니라.


  둘째 달에는 잘 끓인 우유죽이 한 방울 떨어진 것


같으니라.


  셋째 달에는 흡사 엉킨 피와 같고, 넷째 달에는 점


점 사람의 모양을 이루며, 다섯째 달에는 다섯 부분


인 오포가 생기나니 오포란 머리와 두 팔꿈치와 두


무릎이니라.


  여섯째 달에는 여섯 정기가 열리나니 눈 귀 코 혀


몸 마음 등을 여섯 정기라 한다.


  일곱째 달에는 3백 6십 마디와 8만 4천 털구멍이


생기고, 여덟째 달에는 뜻과 지혜가 생기고 아홉 구


멍이 생기느니라.


  아홉째 달에는 아기가 어머니 뱃속에서 먹기를 시


작하는데 복숭아와 배, 마늘이나 오곡은 먹지 않느니


라. 어머니의 생장(심장 등 오장을 말함)은 아래로


향하고, 숙장(소화기 계통의 6부를 말함)은 위로 향


하여 한 더미의 산과 같으니 이것을 혈산이라 하는


데, 이것이 한 번 무너지면 한줄기의 피가 되어서 아


기의 입으로 들어가느니라.


  "어머니가 아기를 수태한 지 열째 달에는 마침내 아


기를 낳게 되는데, 그 아기가 만일 부모에게 효도하


는 착한 자식이라면 어머니의 태를 깨뜨리거나 다리


로 어머니의 골반 뼈를 다치기도 하여 어머니로 하여


금 천 개의 칼로 찌르듯, 만 개의 창으로 가슴을 쑤시


는 듯 하느니라."


  부처님의 말씀을 듣고 있던 제자들과 대중들은 한


결같이 눈물을 흘리고 있었습니다.


  부처님은 어머님의 은혜를 다음과 같이 게송으로


읊었습니다.



  첫째, 어머니 뱃속에 잉태하여 지켜주신 은혜


  여러겁 내려오며 인연이 깊고 깊어 금생에 다시 와


서 모태에 의탁했네. 달수가 차면서 오장이 생기었


고, 여섯 달 되어서는 산보다 더하였고, 거니는 그때


마다 찬바람 겁이나니 고운 옷 생각 없어 입어도 보


지 않고 머리맡 거울에는 먼지만 가득하네.


  둘째, 해산에 임하여 큰 고통을 감수하신 은혜


  뱃속에 아기 배어 열 달이 다가오니 순산이 언제일


까 손꼽아 기다리네. 나날이 기운 없어 큰 병 든 사람


같고 어제도 오늘에도 정신이 흐리도다. 두렵고 겁난


마음 무엇에 비교할까. 근심의 눈물만이 가슴에 가득


하네. 슬픔의 눈빛으로 친척에게 말하기를 죽음이 닥


쳐올까 두려울 뿐이라네.


  셋째, 자식을 낳고서 모든 근심을 잊으신 은혜


  어지신 어머님 나의 몸 낳으실 때, 오장과 육부까지


찢기고 에이는 듯 정신이 혼미하고 몸까지 쓰러지니


흘린 피 너무 많아 그 모습 창백하다. 아기가 건강하


다 좋은 말 들으시면 반갑고 기쁜 마음 견줄 데 없지


만은 기쁨이 지난 뒤엔 슬픔 맘 다시 나며 아프고 괴


로움이 온몸에 사무치네.


  넷째, 쓴 것은 삼키고 단 것은 자식 먹이신 은혜


  어버이 깊은 은혜 바다에 비할 손가. 귀여워 사랑하


심 영원히 변치 않네. 단것은 모두 모아 아기에게 먹


이시고 쓴 것만 잡수셔도 그 얼굴 밝으시네. 사랑이


깊으시니 아기 위해 밤낮 없고 은혜가 높으시매 슬픔


이 몇 곱일세. 어머니 일편단심 아기 배불리고자 며


칠을 굶은들 그 어찌 마다하랴.

 

  다섯째, 마른자리는 자식에게 내어주고 진자리는


어머니가 누우신 은혜


  어머니 당신 몸은 백 번이 젖더라도 아기는 어느 때


나 마른 데 뉘이시며 두 젖을 먹이어서 아기 배불리


시고 찬바람 쏘일세라 소매로 가리우네. 아기를 돌보


느라 잠 한번 편히 자랴. 두둥실 둥개둥개 안아서 놀


리시니 아기만 편하다면 무엇인들 사양하며 어머니


그 몸이야 고된들 어떠하랴.

 

  여섯째,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


  어머님 크신 은혜 땅에다 견주리까. 아버님 높은 은


덕 하늘에 비기리까. 높고 큰 부모은공 천지와 같사


오니 자식을 사랑하는 부모 뜻 다를 손가. 눈과 코 없


더라도 조금도 밉지 않거늘 손과 발 못쓴다고 싫은


맘 있을 손가. 배 갈라 낳은 자식이 더 귀여워 온종일


사랑해도 정성은 끝없어라.

 

  일곱째, 더러운 것을 깨끗이 씻어주신 은혜


  지난날 이내 얼굴 꽃보다 고왔었고 옥같이 아름답


고 솜같이 부드러워 예쁘게 그린 눈썹 버들잎 부끄럽


고 두 볼에 붉은빛은 연꽃도 수줍었네. 은혜가 깊을


수록 내 얼굴 여위었고 기저귀 빠느라고 손발이 거칠


었네. 아들딸 기르노라 고생도 극심하여 어머님 꽃


얼굴에 주름살 잡히었네.


 

  여덟째, 먼 길 떠난 자식을 걱정해 주신 은혜


  죽어서 영이별도 잊을 수 없지만은 살아서 이별함


도 마음을 끓노매라. 자식이 집을 떠나 먼 길을 가게


되면 어버이 그 마음은 자식을 따라가네. 이 마음 밤


낮으로 자식을 생각하여 두 눈에 흘린 눈물 천 줄기


만 줄기라. 원숭이 자식사랑 창자를 끊듯이 어버이


자식걱정 그보다 더하여라.

 

  아홉째, 자식을 위해서라면 나쁜 일도 마다 않으신


은혜


  어버이 크신 은혜 바다에 비길손가. 산보다 높으시


니 어떻게 갚사오리. 자식의 온갖 고생 대신 갚기 소


원이요. 아들딸이 괴로우면 부모 맘 편치 않네. 아들


딸 길을 떠나 먼 길을 가게 되면 밤이면 추울세라 낮


이면 주릴세라 자식들 잠시라도 고통을 받게 되면 어


버이 근심걱정 하루가 삼추로다.

 

  열 번째,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시는 은혜


  아버님 어머님의 그 은혜 어떠한가. 자식을 생각하


심 잠신들 쉬오리까. 서거나 앉았거나 마음을 따라가


고 멀거나 가깝거나 사랑은 같을세라. 늙으신 부모나


이 백 살이 되었어도 여든 된 아들딸을 행여나 걱정


하네. 부모님 깊은 은공 언제나 끊일는지 이 목숨 다


한 뒤나 다할까 하노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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