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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고추따주는 교회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7.11.15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559
내용

고추 따주기 하는 교회

 

세원사 주변에는 큰 도로 중심, 세 방향으로 50여 민가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한 방향에는 장로교회중심 민가, 또 한 방향에는 구세군 교회중심 민가, 또 한 방향에는 세원사중심의 민가가 있다. 50여 민가가 있지만 세원사신도는 3명 정도 이다. 이 신도도 초파일 한번 다녀가는 수준이다. 장로교회 신도, 구세군신도들도 그다지 많지 않는 것으로 보여 지는 종교성이 없는 특이한 마을이다. 즉 유교적 사상이 강한 마을이라 할 수 있다. 저녁 공양 후 포행을 나갔는데 마을 언저리에 플래카드가 붙여 있었다. 가던 길을 멈추고 내 키만큼 달려 있는 플래카드를 알뜰히 살펴보았다. “주교주민들을 위한 여름 사랑이야기이다. 장소는 마을회관, 주관은 주교장로교회, 동수원 장로교회, 활동은 마을잔치와 아울러 머리염색, 네일아트, 고추 따기, 등 주민이 필요한 부분을 해결해준다는 것이다. 광복절 전날, 이른 아침부터 마을회관에 큰 대형버스가 와 있었고 조금 지나니 젊은 청년들 여러 명이 손에 쇼핑백 하나씩 들고 집집마다 찾아다니면서 쇼핑백을 건네주고 자신들을 소개하고 갔다. 그 쇼핑백안에는 약간의 간식과 전도활동을 위한 전단지 성경책들이였다. 해질 무렵 여러 차례 마을이장님은 방송을 했다. 장로교회에서 주민들을 위한 저녁식사가 있으니 한명도 빠짐없이 참석 해달라는 것이다. 광복절 아침, 집집마다 국기를 달아 주세요. 하는 방송이 아니라 마을 회관에서 주민을 위한 머리염색 네일아트 등을 시작하니 필요하신 분들은 참석해달라고 것이다. 주민들을 위해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고 이런저런 도움을 준다고 하니 종교와 상관없이 모두들 참석하는 것이 아직 시골인심이다. 열악한 시골장로교회 목회자 혼자 힘으로 이런 전도 활동은 어렵지만 대형교회의 재정, 인력을 도움을 받아 찾아가는 전도행위를 하는 모습은 이웃 종교이지만 본받을만한 풍경이었다. 그리고 어딘가 도움을 요청 하여 이런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은 시골 장로교회만이 가지는 큰 자원이다. 이틀 동안 마을 안은 온통 축제 분위기였다.

동수원 장로교회의 청년부가 여름휴가를 반납하고 지역에 열악한 교회를 찾아다니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라 볼 수 있다.

여름휴가, 내 개인의 힐링을 위해서 템플을 가고 기도를 하고 명상을 하는 일도 참으로 중요하다. 하지만 장로교회 청년부의 여름휴가를 보내는 방법에 우리는 눈여겨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한 끼의 식사, 일회성의 봉사로 얼마나 전도의 성과가 있겠는가마는, 하나님의 부름 앞에 충실한 실천 행을 했다는 자신감, 뿌듯한 마음일 것이고, 또 열악한 시골주민들에게 무언가 줄 수 있다는 그 마음이 스스로에게 좋은 자양분이 되었을 것이라는 짐작을 한다.

본사 중심으로 사찰안의 거대한 템플 형, 우리의 전법도 좋다. 하지만 열악한 시골사찰과 연계하여 그곳 주민들에게 무언가 해줄 수 있는 것을 찾는다면 이것이야 말로 찾아가는 전법활동이 될 것이다. 우리 절 집안에 어떤 불자가 휴가와 휴가비를 반납하여 찾아가는 포교를 하고 있을까, 불자들을 지도하는 지도자의 마인드가 잘못되어 처음부터 그런 훈련을 받지 못한 불자를 나무랄 수는 없다. 작은 힘이지만 지금부터라도 마을주민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찾아봐야겠다는 마음이 급해지고 있다. 동안 청소년일 한다는 핑계로 마을주민들을 챙기지 못한 것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올 여름, 이웃종교로 통하여 휴가에 대한 또 하나의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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